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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하여

Zeromm 2023. 2. 27. 11:42

 전에 chat GPT 이야기를 가볍게 한 적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가장 핫한 주제이기에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 chat GPT는 과거 챗봇들과는 다르게 스스로 주제에 맞게 에세이도 쓰고, 논문도 쓰고, 심지어는 코드도 짤 수도 있죠. 아무래도 아직 학부생인 제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당연히 '글쓰기'일 것입니다.

 

Chat GPT(위키백과)

 

 제가 1학년 2학기 때, '이공계 글쓰기'라는 교양과목을 수강했었습니다. 제겐 그 당시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수업이기도 합니다. 글쓰기를 그동안에도 계속 연습해 왔었지만, 그 수업 시간에는 다양한 갈래로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었거든요. 당연히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교수님의 노하우도 맘껏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머리에 든 게 많을수록 더 잘 쓸 수 있다"와 "한 문장에는 하나의 내용만"이었습니다. 첫 번째 말씀은 글 내용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 말씀은 글 형식에 관한 것이겠네요. 첫 번째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chatGPT는 사람이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때려 넣은 상태이죠. 아직 2021년도 정보만으로 이루어졌다 곤하지만, 앞으로 계속 지식들을 누적해갈테니 이 부분에 있어서는 감히 넘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게 유효한 것은 형식이 되겠습니다. 그것마저도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는 따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자의 번뜩이는 표현과 시선을 따라 하기엔 힘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개인 하나하나의 고유한 문체가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면 당연히 개인적인 경험이나 통찰 역시 인공지능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여전히 글쓰기는 계속 세상을 경험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에게 뗄 수 없는 존재일 테지요. 그것은 학생들이 글쓰기를 배워야 하는 이유로 남을 겁니다.

 

 쓰고 보니 문뜩 그런 생각이 드네요. 왜 우리는 글을 쓸까. 글쓰기 수업 도서에 적혀 있는 바로는 3가지 이유에서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대상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기 위해, 실용적인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가 그것이죠. 이 세 가지를 미래에 설령 인공지능이 더 잘하게 해도, 제 생각엔 괜찮을 것 같아요. 누구든지 미숙하고 부족한 글이라도 글을 쓰면서 자신의 삶을 점검하고, 세상을 바라보며, 생각의 저변을 확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글을 써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저 역시도 아마 비슷할 거 같습니다. 글을 쓰지 않아도 세상 사는 데는 그전에도 무리 없었고 앞으로는 chatGPT로 인해 더욱 그럴 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의 의미가 키보드를 넘어 머릿속에서 만져질 수 있게, 조금이라도 가치가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계속 끄적일 겁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영원히 닿지 못할 정신의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는 건 오직 인간임을 믿기에, 계속 써 내려갈 작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