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PUTING/BIG DATA

혼공학습단 10기 회고록 - 친절하고, 가볍고, 즐겁고

썸네일은 우수참여자 배지를 받은 거 자랑짤(헤헤)

 

R언어를 처음 선택한 건 오로지 흥미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학교 수업으로 처음 접하게 된 R언어는 특히나 학술적으로 통계처리할 때 사용할 수 있는 tool이 될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나중에 논문을 낼 상황이 닥칠 때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R언어와 관련되었던 과목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것도 선택에 큰 요인으로  작용했죠. 그래서 이번 10기는 R 데이터 분석 책으로 시작했습니다.

너무나도 직관적이고 쉬웠던 R언어

솔직히 말하자면, R언어는 제가 배웠던 언어 중에 가장 쉬운 언어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책이 쉬운 내용을 담아내어 흥미를 돋우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도 부정하긴 힘들 겁니다. 그렇지만, 정말 정말 배우기 쉬웠습니다. 여태껏 배워온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들보다 노력을 들인 품의 반의 반도 안 되는 느낌인데, 그럼에도 기억에는 잘 남는 간단한 구조로 구성된 것 같아서 참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어, 계속 쌓아올리는 구조의 그래프 그리기라던지, 변수를 부를 때 화살표 기호를 쓰는 게 마치 벡터를 연상시킨다던지 말이죠.
그럴 만도 한 것이, 통계처리 언어로 쌍벽을 이루는 Python을 생각하면야 당연히 그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도 있었겠죠. 비전문가들도 배우기 쉽게끔 잘 짜놨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정형적이진 않았던 프로그래밍이라, 통계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특수한 목적이 아닌 이상, 굳이 배우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것 같습니다.

친철하고 가벼웠던 교재

R언어에 진작에 이런 성격을 알았던지, 저자분께서도 아예 쉽게 쓰려고 작정하신 듯 보였어요. 처음부터 그냥  지르죠. 이 언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 빅데이터를 설명하면서부터 첫 장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독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게끔 생략을 곁들인 친절한 서술들이 잘 느껴졌습니다. 이 부분에서 조금은 9기 때에 머신러닝과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혼공 머신러닝은 친절하긴 하지만 마구마구 낯선 용어도 막 데려와서 소개해주는데, 혼공앓이는 그냥 한없이 친절합니다. 그래서, 공부하긴 좋았지만, 많이 배워간다는 느낌은 전보다 덜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부분은 장단점 모두가 되겠죠. 그렇지만 저는 힘들게 배우는 걸 즐기는 터라, 이건 확실히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의 가벼움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계속 보여줍니다. 마지막 주차에서 배운 google map은 정말 신선했어요. R언어는 단지 표의 값들만 처리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지도를 이용할 수 있다니, 제 오산이었죠. 데이터라면 어디든 적용가능하다든 걸 일깨워 준 순간이었죠. 이 책의 진가는 이 R언어라는 게, 틀을 깨는 통계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준 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남의 장이 된 10기

또 10기를 회고해보면 제 동기 은서를 빼놓고 말할 순 없죠. 은서는 전에 제가 올렸다시피 굉장히 성실한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가 동기 하나도 없는 이런 외딴곳(?)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엄청난 위안이 되었습니다. '흥미가 있으면 충분히 여기까지 찾아와서 공부할 수 있겠구나', '혼공이긴 하지만, 혼자가 아닌 기분이네'라는 느낌을 자주 받으며 공부했습니다. 실제로 때때로 은서가 올린 주차별 포스팅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재미난 해프닝이 있었던 게 제게는 이번 10기라 두고두고 기억될 것 같습니다.

또, 9기보다도 훨씬 많은 인원이 이번 혼공에 참여했다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기개발을 위해 컴퓨터 공부를 뛰어드는 건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죠.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신규 혼공파들이 들어온다는 것도 맞지만, 동시에 기존 혼공파들도 재참여를 한다는 뜻으로 저는 받아들여지거든요. 새로운 사람들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또 기존의 사람들은 6주 완주의 달콤함을 다시 맛보고 싶어 들어오면 어느 순간 혼공 사람들 간에  connection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헛될 수도 있는데, 그래도 불가능은 없습니다. 모두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싶어서 들어온 사람들이니까.
하지만, 완주율은 35퍼센트 정도에 불과했다는 족장님에 말에서 참 씁쓸한 기분이 든 건 어쩔 수 없었나봅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방학을 노는 것=~공부하는 것 이렇게 이항대립적으로, 공존할 수 없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참 아쉬움이 많이 느껴집니다. 얼마든지 컴퓨터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고 놀이가 될 수 있는데, 그 정도를 할 수 있게끔 괜찮은 교재들과 도움을 줄 사람들이 있는데 시도조차 안 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공부가 숙제가 아닌 즐거움이 되는 법

저는 이번 10기에 그 가능성을 봤습니다. 머신러닝은 뭔가 막 쏟아져서 공부하는 느낌을 받았다면, 이번 R언어는 제겐 그래프 그리기 놀이, 표 그리기 놀이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제게 완전 딱이었습니다. 그 덕에 오히려 주차별 분량을 더 하고 싶어지고, 미리 하려고 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일처럼 느껴지지 않게 되는 거죠.
아 물론, 제가 포스팅해서 블로그에 인증글 올리는 건 조금 일처럼 느껴지긴 했습니다 ㅋㅋ 욕심에 더 많은 캡쳐를 따서 일일이 손수 자르고 첨부하고.. 오히려 그런 욕심을 냈던 게 악효과를 냈었지 않았나 싶어요. 제 to do list에 주차별 공부하는 일을 하나로 하면 될 것을, 코딩하기와 캡처&포스팅하기, 두 가지로 분리해 냈던 것부터가 이미 그 증거이죠. 이건 제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 11기에는 제가 하고 싶은, 그리고 그닥 어려워 보이지 않는 분야로 놀이하듯이 참여하려는 게 제 목표입니다. 새로운 언어를 도전할 수도 있고, 편하게 얄팍한 코딩지식 같이 가볍게 공부하는 쪽으로 갈 수도 있죠. 뭐가 될진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저는 즐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혼공 시리즈는 그에 걸맞은 자료와 서비스를 제공해 주죠. 그래서 운나쁘면, 복잡한 언어를 공부할 수도 있을 텐데 전혀 걱정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여유가 있는데까지는 기꺼이 cs 공부에 도전하고 도움을 받을 생각입니다. 그때까지 은서랑 무탈하게 학교생활 지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혼공 때 뵙겠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