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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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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 속에서 - 글은 함부로 써지는 것이 아니다 나름 블로그를 잘 운영해 보겠다고 다짐한 게 엊그제 같은데, 거의 방치해 버린 채 3주를 방치해 버린 듯싶다. 그동안 학교에서 제시한 해부학 강의들과 골학 캠프를 겪고 나서는 다른 일에 관심을 쏟을 여력이 안 되었다. 나는 방학 8월의 수많은 시간을 그동안 공부에 쏟았고, 이 정도면 그래도 동기들 중에는 가장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름의 근자감도 생길 정도였다. 학교에서 제시한 골학 내용은 기본이요, 스스로 교과서 봐가면서 해부 총론은 싹 공부한 셈이니까. 그렇게 개강을 이제 4일 남겨둔 이 느지막한 오후에, 나는 왠지 모를 책임감과 뭐라도 뱉어내고 싶은 울렁거림이 들었다. 7월과 8월 초에는 즐겁게 글을 쓰면서 나름 인생의 재미를 발견했었는데, 최근엔 통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최근에 밴드에서 여름방학 갓생 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일매일 미션하는 일에 이벤트 하고 있습니다. 저도 알고나서부터는 매일같이 참여를 하고 있지요 ㅎㅎ 원래부터도 독서를 좋든 싫든 하려고 하는 사람입니다만, 이렇게 강제성있는, 그리고 보상을 주는 일이 걸리니 관심이 생길 수밖에요. 매일 책을 읽는 밴드에 들어가서 (한 300명쯤 있는 모임인데, 참여율을 그리 높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읽고 있는데, 이게 참 의외로 괜찮더라고요. 밴드를 통해서 인증글을 올리면 사람들이 어떤 책을 요즘 읽는지 트렌드도 알 수 있고, 서로 읽은 것에 대해서 간단한 피드백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뿌듯하기도 하죠. 저렇게 도전 며칠차인지도 보여주니 가시적이죠. 무엇보다도 저렇게 하다 보면 습관이 생깁니다. 이젠 하루..
강한 자만이 서울에 갈 수 있다 7월 27일. 어머니와 함께 안과 검진을 받으러 종각역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 1호선을 타고 쭉 내리 달리는 길. 어머니와 함께 가는 길이었기에 따로 음향 기기는 챙기지 않았다. 여유가 되면 책이나 읽으면서 가고 싶어서 읽고 있던 책도 챙겼지만 읽진 않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읽기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둘이 앉을자리는 있었다. 그래서 가는 동안엔 종각역 근처 알라딘에서 살 책이나 서칭 하면서 갔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 시작이었다. 귀를 막을 수 없으니 다 들린다아이들이 시끄럽게 노는 소리, 재잘대는 소리, 예수 믿으라고 지하철에서 랩하는 노인, 그걸 강요하는 그 노인.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게 정말 뭣 같다. 시끄러운 소리가 더운 날씨의 불쾌함을 한층 더했다. 심지어는 불법 노상인도 있다..
2학년 1학기를 마치며 기숙사에 짐을 빼러 오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즐비할 때, 난 슬슬 학기 말이 코앞에 닥쳤음을 체감한다. 저번주 금요일 저녁부터 이 좁은 기숙사 앞으로 매너 없이 짐 실을 차들이 들어차면서 왠지 모를 짜증과 벌써 시간이 이리 지났다는 허탈감도 든다. 기숙사 창문 밖으로 짐 싣는 소리와 가족 간의 왁자지껄하고도 뭉쳐 버린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그들처럼 집에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여기에 남아 있는 게 조금 아쉽기만 하다. 저번 주말엔 방에서 꼼짝 않고 있었다. 아직 통계학 실습 발표와 실습 시험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준비하느라 그랬다. 그래서 면도도 안 하고 지내다가, 점심엔 가볍게 닭가슴살 데워서 먹기로 했다. 근데, 웬걸? 1층에 있는 전자레인지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동기를 만나버렸..
유비무환, 늘 준비되어 있는 자세 유비무환, J 성격유형의 시작어린 시절 저희 삼 남매는 어머니께서 일하러 가시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지도 아래에 생활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세월의 탓도 있고 나름 자립적으로 지내겠거니 해서 조부모님의 통제가 많이 약해지긴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인격 성장이나 습관 형성에 다분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입니다. 제 할아버지께서는 그래도 힘이 닿으시는 데까지 삼 남매를 엄격히 관리하고자 노력하신 것 같습니다. 평생을 초등학교 과학 선생님으로 재직하시고 슬하에 굉장한 교육자 자녀들을 남긴 할아버지께서는 젊은 시절의 그 칼 같은 판단과 엄한 꾸짖음을 그 조그마한 손주들에게 가끔씩 하시곤 하셨으니 말이죠. 생활습관도 정말 FM이셨는데 퇴직하신 이후에도 늘 일찍 기상하셔서 매일 아침 ..
코로나 감염 후기 (23 5 15 ~ 23 5 21) 아니 의사 선생님, 제가 코로나라뇨?!5월 15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통 느낌도 있고 열감이 있었다. 목에 가래가 너무 많이 끓었고 몸이 말을 잘 안 들었다. 그래서 얼른 아침 먹고 9시에 약국 문 열었을 때, 해열제와 인후통제를 사서 복용하려고 했다. 약국을 가던 중에 뭔가 그렇게 감기약 처분만 받고 버티기엔 몸이 너무 상태가 안 좋았고, 정확하고 빠른 쾌유를 위해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자 했다. 그래서 학교 근처 내과의원에서 방문했는데, 창구에서 열체크하고 38.5도라는 수치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간호사분들이 신속항원검사와 독감 검사받는 것을 추천했고, 그냥 둘 다 해달라고 했다. 누워서 좀 쉬다가 검사받았다. 설마 했는데, 그 키트에서 두 줄이 뜰 때는 정말 믿기지 않았다. 내가 잘못 본 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첫 번째, 마음 들여다 보기 안녕하세요. 막 ktx를 타고 학교로 내려가고 있는 오재용입니다. 저저번주에 제가 ADsP시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요즘 근황을 말씀드렸었죠? 학교 축제가 있어서 막 보러 가야 한다고요. 그날 학교엔 싸이가 왔어서 신나게 방방 뛰며 잘 놀았어요. 그때 전주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는 꿈에도 몰랐어요. 공연 다 끝나고 기숙사로 가려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간신히 통금시간 전에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잘만 놀고 왜 그랬을까 - 덜컥 코로나 걸린 건에 대해 그러고 한 3일 후쯤, 저는 본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 밤 늦게 다시 학교로 갔습니다. 다음 날 월요일 아침에 갑작스러운 수업이 생겨서 월요일 말고 일요일에 올라간 것이죠. 일요일 밤에 동기와 함께 기숙사로 걷는데, 몸이 뭔가 찌뿌둥하더라고요. 그래도 ..
글쓰기에 대하여 전에 chat GPT 이야기를 가볍게 한 적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가장 핫한 주제이기에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 chat GPT는 과거 챗봇들과는 다르게 스스로 주제에 맞게 에세이도 쓰고, 논문도 쓰고, 심지어는 코드도 짤 수도 있죠. 아무래도 아직 학부생인 제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당연히 '글쓰기'일 것입니다. 제가 1학년 2학기 때, '이공계 글쓰기'라는 교양과목을 수강했었습니다. 제겐 그 당시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수업이기도 합니다. 글쓰기를 그동안에도 계속 연습해 왔었지만, 그 수업 시간에는 다양한 갈래로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었거든요. 당연히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교수님의 노하우도 맘껏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머리에 든 게 많을수록 더 잘 쓸 수 있다"와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