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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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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학기를 마치며 기숙사에 짐을 빼러 오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즐비할 때, 난 슬슬 학기 말이 코앞에 닥쳤음을 체감한다. 저번주 금요일 저녁부터 이 좁은 기숙사 앞으로 매너 없이 짐 실을 차들이 들어차면서 왠지 모를 짜증과 벌써 시간이 이리 지났다는 허탈감도 든다. 기숙사 창문 밖으로 짐 싣는 소리와 가족 간의 왁자지껄하고도 뭉쳐 버린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그들처럼 집에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여기에 남아 있는 게 조금 아쉽기만 하다. 저번 주말엔 방에서 꼼짝 않고 있었다. 아직 통계학 실습 발표와 실습 시험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준비하느라 그랬다. 그래서 면도도 안 하고 지내다가, 점심엔 가볍게 닭가슴살 데워서 먹기로 했다. 근데, 웬걸? 1층에 있는 전자레인지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동기를 만나버렸..
유비무환, 늘 준비되어 있는 자세 유비무환, J 성격유형의 시작어린 시절 저희 삼 남매는 어머니께서 일하러 가시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지도 아래에 생활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세월의 탓도 있고 나름 자립적으로 지내겠거니 해서 조부모님의 통제가 많이 약해지긴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인격 성장이나 습관 형성에 다분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입니다. 제 할아버지께서는 그래도 힘이 닿으시는 데까지 삼 남매를 엄격히 관리하고자 노력하신 것 같습니다. 평생을 초등학교 과학 선생님으로 재직하시고 슬하에 굉장한 교육자 자녀들을 남긴 할아버지께서는 젊은 시절의 그 칼 같은 판단과 엄한 꾸짖음을 그 조그마한 손주들에게 가끔씩 하시곤 하셨으니 말이죠. 생활습관도 정말 FM이셨는데 퇴직하신 이후에도 늘 일찍 기상하셔서 매일 아침 ..
코로나 감염 후기 (23 5 15 ~ 23 5 21) 아니 의사 선생님, 제가 코로나라뇨?!5월 15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통 느낌도 있고 열감이 있었다. 목에 가래가 너무 많이 끓었고 몸이 말을 잘 안 들었다. 그래서 얼른 아침 먹고 9시에 약국 문 열었을 때, 해열제와 인후통제를 사서 복용하려고 했다. 약국을 가던 중에 뭔가 그렇게 감기약 처분만 받고 버티기엔 몸이 너무 상태가 안 좋았고, 정확하고 빠른 쾌유를 위해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자 했다. 그래서 학교 근처 내과의원에서 방문했는데, 창구에서 열체크하고 38.5도라는 수치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간호사분들이 신속항원검사와 독감 검사받는 것을 추천했고, 그냥 둘 다 해달라고 했다. 누워서 좀 쉬다가 검사받았다. 설마 했는데, 그 키트에서 두 줄이 뜰 때는 정말 믿기지 않았다. 내가 잘못 본 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첫 번째, 마음 들여다 보기 안녕하세요. 막 ktx를 타고 학교로 내려가고 있는 오재용입니다. 저저번주에 제가 ADsP시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요즘 근황을 말씀드렸었죠? 학교 축제가 있어서 막 보러 가야 한다고요. 그날 학교엔 싸이가 왔어서 신나게 방방 뛰며 잘 놀았어요. 그때 전주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는 꿈에도 몰랐어요. 공연 다 끝나고 기숙사로 가려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간신히 통금시간 전에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잘만 놀고 왜 그랬을까 - 덜컥 코로나 걸린 건에 대해 그러고 한 3일 후쯤, 저는 본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 밤 늦게 다시 학교로 갔습니다. 다음 날 월요일 아침에 갑작스러운 수업이 생겨서 월요일 말고 일요일에 올라간 것이죠. 일요일 밤에 동기와 함께 기숙사로 걷는데, 몸이 뭔가 찌뿌둥하더라고요. 그래도 ..
글쓰기에 대하여 전에 chat GPT 이야기를 가볍게 한 적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가장 핫한 주제이기에 계속해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 chat GPT는 과거 챗봇들과는 다르게 스스로 주제에 맞게 에세이도 쓰고, 논문도 쓰고, 심지어는 코드도 짤 수도 있죠. 아무래도 아직 학부생인 제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당연히 '글쓰기'일 것입니다. 제가 1학년 2학기 때, '이공계 글쓰기'라는 교양과목을 수강했었습니다. 제겐 그 당시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수업이기도 합니다. 글쓰기를 그동안에도 계속 연습해 왔었지만, 그 수업 시간에는 다양한 갈래로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었거든요. 당연히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교수님의 노하우도 맘껏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머리에 든 게 많을수록 더 잘 쓸 수 있다"와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