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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노량 : 죽음의 바다] 나라는 지켰지만 정작 가정은 지키지 못한 노야의 마지막 이야기

배경

이순신 장군 마지막 시리즈

안녕하세요? Zeromm입니다.
요즘 극장가에서는 한국영화가 발군의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서울의 봄은 오랜만에 천만영화가 되었고, 최근 개봉한 노량은 명량과 한산에 이은 이순신 장군님 마지막 시리즈 영화입니다. 특히 명량은 2010년대 최다관객수를 동원할 정도로 정말 인기가 대단했었습니다. 12척 밈도 유행했었고, 각종 매체에서도 항상 언급이 되었었죠. 그 덕에 같이 보러 가기로 한 고등학교 친구들도 기대만발이었습니다.

김한민 감독의 노력이 깃든 작품

명량, 한산, 노량으로 이어지는 김한민 감독님의 이순신 시리즈는 역사고증도 확실합니다. 한번 유퀴즈에 나오셔서  말씀하셨던 것도 기억에 남네요. 또, 얼마전에 올렸던 강철비 1도 같은 감독님의 작품입니다. 감독님 영화는 공부도 많이 하시고  하나같이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라 믿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해 보죠!


여러 포스터가 있는데, 역시 북치는 이순신 포스터가 제일...!

줄거리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벌써 7년. 왜란의 시발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자신의 손주 히데요리를 잘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한편 조선에서도 히데요시의 죽음으로 왜군이 급히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한다. 그중 이순신(김윤석)은 순천 성을 쌓고 마지막으로 농성 중인 왜군 부대를 섬멸하고자 한다. 그래서 명과 조선은 힘을 합쳐 성을 몇 차례 공략했지만 큰 소득 없이 시간만 지체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순천 성을 지키던 고니시는 명을 꾀어 퇴로를 내어달라고 부탁한다. 이 부탁을 들은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은 수 차례 이순신에게 '봉쇄'를 풀 것을 요구하나, 이순신은 끝까지 거절한다. 일이 쉽게 돌아가지 않다는 걸 깨달은 고니시는 부하를 보내, 일본 장군 시마즈(백윤식)에게 함께 이순신을 칠 것을 부탁한다. 그 꾐에 넘아간 시마즈는 500척을 이끌어 이순신을 치고자 하고, 조선과 명은 힘을 합쳐 '노량'에서 미리 선수칠 계획을 짠다. 과연 이순신은 마지막까지 왜군을 섬멸시킬 수 있을까?


 

총평

조선, 왜, 명 3파전으로 진행되는 서사

영화의 초중반부는 3국의 이해관계를 보여줍니다. 전쟁의 당사자인 조선과 왜는 어떻게든 전쟁에서 우위를 가져가 승리하고자 하지만, 침략하는 입장인 왜는 오랜 시간을 끈 탓에 전쟁물자가 턱없이 부족해지죠. 그래서 대부분 철수하는 식으로 전쟁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그러나 조선은 7년간의 전쟁에서 왜에게 그대로 유린당했죠. 수많은 백성들이 죽었고, 목을 베어내 전리품으로 갖고 있을 정도니 그 비참함은 이로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 와중에 도망치듯이 철수하는 왜군들에 굉장한 화가 났을 것이고, 미래에 닥칠 화를 면하기 위해서 이들을 섬멸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조선은 끝까지 쫓아가 본때를 보여준다는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한편, 침략당한 조선을 돕기 위해 원정온 명나라 군대는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은 불편한 일이었을 테니, 최대한 전쟁을 자제하고 왜군들을 보내주고 싶었을 겁니다. 또한, 조선 조정에서도 이미 승리한 전쟁에서 굳이 불필요한 싸움을 거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냐며 선조와 신하들이 이야기하는 장면도 나오죠. 그만큼 명과 조정은 이미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었고, 완강히 거절하는 이순신의 태도가 못마땅했을 겁니다. 이건 전 시리즈와 맥을 같이 하죠. 늘 이순신 장군님은 외부로는 왜군과 싸우고 있었지만, 내부로는 조정과도 싸우고 있었습니다. 이 외롭고 고된 싸움을 7년간 이어갔었을 테니 그가 악몽 속에 사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었을 겁니다.

그만 싸움을 멈추자는 왜와 명

 

입이 떡하니 벌어지는 수상전 스케일

전작 시리즈 모두 OTT서비스로 관람했던 저로선, 수중전의 스케일이 자그마한 TV로 다가오다 말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수중전에 대해서 그다지 기대가 된 건 아닌데, 영화관에선 정말 멋졌습니다. 왜군의 500척이 정말 위협적이라는 걸, 끝없이 펼쳐지는 전투선들을 보여주면서 한 번에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물과 불, 총과 칼 이것저것들로 바다 위에서 벌인 전투는 수상 전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초반부의 수상씬들은 뭔가 CG로 촬영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 멀리 명과 접선하는 왜 척을 발견하는 장면이 특히 그랬습니다. 연출과 연기가 부자연스러웠거든요. 물론 뒤에 나올 수상전 촬영에 힘을 엄청 쓰느라 그랬겠지만, 초반에 기대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웠습니다.

엄청 웅장한 왜척들

심금을 둥둥 울리는 북소리

제가 위에 포스터로 북 치는 이순신 장군 모습이 담긴 것을 선택했죠. 그 이유는 이 영화가 '북소리'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도 없을 정도니까요.

노량해전의 중반부에 들어오면서 조선군과 왜군, 명군이 한데 뒤섞여 난투극을 벌입니다. 그러던 도중 이순신 장군은 죽은 셋째 아들의 환영을 보게 됩니다. 그가 왜군을 쓰러뜨리고 사라진 자리에 북채가 놓여있었죠. 멍하니 아들의 환영을 보던 이순신은 그 북채를 들어 올려 북을 치기 시작합니다. 손수 북을 치면서 조선군과 명군의 사기를 드높이고, 왜군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키죠. 극 중에서는 시마즈가 북소리에 고통받으며 고꾸라지는 장면도 나오니, 그 북소리가 실로 묵직한 압박을 가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관에서는 북소리의 둥둥 소리가 진동의 형태로 제 발로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참 가슴이 찡했습니다. 이순신 장군님의 주변 부하들은 위험하니 그만 북을 치고 진격을 멈춰달라 애원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끝까지 그는 북을 칩니다. 마치 그 소리가 그동안 고통받았던 백성들의 함성을 대변하는 듯한 인상도 받았습니다.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이 노야는 북을 치다, 바다 위에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꿈에서도 죽은 아들이 나올정도니 얼마나 속으로 왜군들이 원망스러웠을까.

 

조선을 지키는 단 하나의 별,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볼 수 있는 영화. 노량이었습니다!


 
 2024 1 9 오후 1시 50분
학익 CGV

이미 구겨져버린 예매표

 

참고자료

사진자료 : https://v.daum.net/v/20231218092053176

메인 예고편 : [노량: 죽음의 바다] 메인 예고편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