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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도그데이즈] 우리네 인생에 견생이 들어온다면

배경

명절엔 역시 마음이 포근해지는 가족 영화

안녕하세요. Zeromm입니다.

 

저는 이번 설 연휴 시작하는 날 밤에 가족끼리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학익 CGV나 인천 CGV를 이용하는데, 아인병원에 이번에 새로운 영화관을 내서 그쪽에서 봤습니다. 위치도 그렇고, 인클라이너가 되는 것을 보면 주안 CGV와 조금 포지션이 겹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연휴라 그런지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번 영화는 저희 어머니께서 보자고 강력 주장했던 작품입니다. 유해진X윤여정이라니 너무 기대되지 않냐고 우리 남매들을 꼬셨던(ㅋㅋ) 기억이 있네요. 두 배우 말고도 '스카이캐슬'의 쓰앵님, 김서형 배우님도 등장합니다. 외모도 멋지지만 유쾌하기까지 한 다니엘 헤니도 나오네요.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캐릭터에 맞게 정말 캐스팅을 잘했습니다. 이미 배우들 만으로 볼 가치가 충분한 이 영화, 바로 들어가 보죠! 

개인적으론 이 포스터가 더 포근해서 마음에 든다.

줄거리

깔끔한 성격의 싱글남 '민상'(유해진)은 착실하게 돈을 모아 산 건물을 개똥밭으로 만드는 아래층 세입자이자 수의사인 '진영'(김서형)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오늘도 진영과 한껏 실랑이를 한 민상은 그녀의 동물병원에서 한 성격 하는 한 할머니를 만난다. 그녀는 알고 보니 세계적 건축가인 '민서'(윤여정)으로 그녀의 반려견인 '완다'를 치료하러 병원에 방문했던 것이었다. 그녀는 리조트 사업 계획서를 들고 있는 민상에게 쓴소리를 뱉고는 사라진다.

리조트 프로젝트를 이끌던 도중, 투자자로부터 돈을 유치하기 어려운 사정이 되자, 민상은 민서에게 들었던 쓴소리를 기억해 내 필사적으로 뱉는다. 그것은 '반려동물 리조트' 계획안. 이 계획을 통해 민상은 다시 투자자의 마음을 돌리게 된다. 다시 민서에게 잘 보이기 위해 동물병원의 진영과 그녀의 반려견 '차장님'을 공략하기 시작한다.

한편, 건강이 좋지 못했던 민서는 외출하고 돌아오던 중 길에서 쓰러지고 만다. 이때, 어린 배달 라이더 '진우'(탕준상)은 그녀를 발견하고는 119에 신고한다. 병원에 성공적으로 이송할 순 있었지만, 민서는 곁에 있던 완다를 결국 잃게 된다. 그래서 진우와 함께 민서는 완다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과연 완다는 원래 주인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총평

개를 매개로 이어진 관계 : 일방향의 원형

앞서 줄거리에선 완다를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만 다뤘죠? 하지만 이 영화는 '완다'만이 유일한 개가 아닙니다. '차장님'을 비롯해 '스팅'이라는 골든 리트리버도 나옵니다. 그 외에도 동물병원에 오가는 개들이 등장합니다. 영화에서의 인물관계에는 철저히 개가 존재합니다. 놀랍게도 그 개가 그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방식은 '우연'입니다. 이것들이 얽히고설켜서 하나의 이야기를 빚어내죠. 이 우연이란 것이 말이 안 될지라도, 영화라는 매체를 거치면서 설득력을 갖춘다는 게 참 재미있었습니다. 

영화의 주된 동력은 역시 '완다 찾기'입니다. 앞에서, 그리고 뒤에도 서술하겠지만은 영화에는 정말 많은 관계들이 나오고 개들이 추가적으로 존재합니다. 이 관계들은 얽혀있으면서 마치 원형으로 '꼬리잡기'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원으로 도는 관계지만 그 중심에는 '완다'가 있었습니다. 완다는 민서처럼 나이를 많이 먹은 노견입니다. 그렇지만 민서의 이송과 지유 가족과의 만남을 거치면서 변화를 겪게 되지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완다는 영화에서 핵심이 되면서 가장 입체적인 '개'라고 생각했네요. 말할 수 없는 개가 이런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력이 대단했지 않았나 싶네요.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

이 영화는 제목부터 '개'지만 그렇다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우선순위에서 낮추면 안 됩니다. 영화감독인 김덕민 감독은 영화 곳곳에 현대 사회의 대표적 계층의 인물상들을 박아 넣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설명했듯 이들이 우연 속에서 일으키는 사건들은 놀라운 상황들을 연출합니다. 그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70대 이상의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지만, 정작 자신을 돌보는 가족은 없고 반려견 완다 하나뿐인 '민서'와 MZ세대를 대표하는 겁 없는 배달라이더 '진우'는 가장 그 세대격차가 심합니다. 성공했고, 교육도 충분히 받은 민서는 진우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고자 하지만, 그것을 꼰대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진우의 시선은 두 사람의 갈등을 일으키죠. 그리고 세입자인 '진영'과 임대인인 '민상'은 건물 관리 문제를 두고 갈등합니다. 처음엔 건물 관리였지만, 신기하게도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을 두고 나중에 대립하게 되지요. 그리고 노력을 거듭했지만 끝내 아이를 갖지 못한 '정아'(김윤진) - '선용'(정성화) 부부와 입양한 딸인 '지유'(윤채나)의 갈등도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용의 후배인 밴드 리더 '현'(이현우)은 해외로 나간 여자친구의 공백을 대신해 그녀의 반려견 '스팅'을 억지로 돌보지만은, 그녀의 전남자친구인 '다니엘'(다니엘 헤니)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뒤바뀌게 죠. 이건 삼각관계라고 봐야 할까요? ㅎㅎ아무튼 현 사회의 다양한 인물상들을 영화 곳곳에 배치해 두어 서로 만났다가 어긋나는 장면들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주제의식이 될 겁니다.

원으로 돌아가듯 맞물린 이들의 관계는 영화 중후반부에 도달하여 탁! 하고 끊기는 순간이 한번 옵니다. 모두가 갈등이 절정에 이르고, 고민만 늘어갈 때, 영화는 양보와 사과라는 멋진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면 모든 게 다시 잘 돌아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는 우리 사회를 향해 말하는 듯했죠. 그리고는 '현'과 그의 아름다운 연인과 부르는 OST는 이 장면들을 극대화시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의 MVP : '지유' (윤채나)

제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저는 입양된 딸 역할로 나오는 지유가 가장 감동적이고 안타까웠던 것 같습니다. 아이 자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입양된 곳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는 모습을 너무 슬프게 연기해 주었어요. 그리고 어머니인 '정아'가 지유를 바라보는 시선도 모성애를 자극하면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한테는 유해진과 윤여정이 주인공이 아니라 이들이 주인공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선물처럼 집 앞으로 온 '완다'는 이들 관계를 심화시키고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지요. 그래서 가장 '도그 데이즈'에 걸맞은 캐릭터들이 바로 이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벌써 설연휴가 다 지나갔네요. 이번 설연휴는 주말을 끼고 있던 탓에 짧게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독서도 하고 영화도 보고 가족도 만나고 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충전도 할 수 있었고 아침에 헬스도 부리나케 다녀왔네요.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떡국 한 그릇 양껏 드시고 온 가족 즐거운 명절 잘 보내셨겠죠?! 새해의 좋은 기운 속에서 남은 2월도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2024 2 9 오후 9시 5분

시민공원역 CGV

참고자료

사진출처 : '도그데이즈' 윤여정→유해진, '개'좋은 티저 포스터 공개 : 네이트 연예 (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