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검사
얼마 전에 군입대 신체 재검사 통지서가 저희 집으로 날아왔었습니다.
2020년 코로나 시절 때 검사받고, 5년 만에 온 셈이죠.
그래서 이번 3월 중순쯤에 다시 받으려고 신청해 둔 상태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저보다 5살 어린 사촌동생도 검사 통지서가 왔었다고 삼촌이 말씀하셨습니다. 제5년 전 모습과 같죠?
오늘 삼촌과 같이 점심 먹고 돌아오는데, 그런 얘길 하는 겁니다.
글쎄, 그 조카애가 이번에 난시로 인해 4급 판정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렇게 운동을 좋아하고 튼튼하게 보이는 동생애가 4급이라니, 그렇게 되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를 하게 될 텐데, 저로선 대단히 충격적인 소식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죠. (너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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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소
저 역시 시력 문제로 5년 전 2급 현역 판정을 받았었습니다. 고도 근시 수준이지만, 안경을 장착하면 어느 정도 해결되는 모양이죠. 병무청은 이런 저마저도 데려가고 싶어 매번 현역병 입대 일정을 계속 보내옵니다. 이 러브콜들은, 제 전공 특성상 학업을 이어가겠단 의지로 그동안 꺾어왔으나, 1년 넘게 학업을 쉬는 현 입장에서 생각이 많아지게 됩니다. 얼른 현역병으로 군대를 다녀올까, 그럼 지금 쉬는 시기도 이용하면서 삼수나이를 극복할 수 있을 테니!라고 말이죠.
어떻게 복무할까
미필자 입장에서 군대 schema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냥 지금 떠오르는 대로 작성하니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군대는 육군/해군/공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군대의 부대 특성이나 복무 기간에 차이가 존재합니다.
아무래도 육군이 가장 많은 인원이 배치되며, 기간도 짧아서(18개월) 가장 많이 다뤄지겠죠.
지원할 때, 병역자들은 입영 시기와 함께 특기와 전공을 활용해 특수한 보직에 배치될 수 있습니다.
계급사회인 군대 특성상, 말단 병사들은 잡일들과 훈련에 고생할 수 있는데, 이 나름의 보직 특성을 활용해 나름대로 '꿀' 빨며 복무를 하겠다! 가 요즘 군입대 메타인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나름 꿀로 알려진, 그리고 의대생들이 지원가능한 지원처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저 역시도 진지하게 생각할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에 글로서 정리해 둡니다.
1. 의무병 (현역병, 기행병)
- 의무병이야말로 이번 메타의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보직이지 않을까 합니다. 원래는 의료 보건 쪽 학생들이 지원했고,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부대 바이 부대도 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군의관의 관리 하에 있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자유 시간이 많다는 점이 알려져 있어 괜찮은 보직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 이번 의대생들의 휴학 러시, 그리고 전공의 사직 러시로 인해 컷이 대폭 올라갔습니다. 당연히 경쟁률도 엄청 올랐고요, 높아진 컷을 반영하듯 관련 자격시험의 응시율도 올랐습니다. 특히나 꿀에 꿀을 더한 '공군 의무병'은 아예 6년 졸업 풀가산을 받은 의사 선생님들만이 갈 수 있다고 해서 그 열기가 굉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고학년차 + 면허 + 자격증 요소가 높은 점수로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어, 이제 본 1 올라간 제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 된 지 오랍니다.
2. 공군 (현역병, 21개월)
- 공군은 꿀이라는 것이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죠. 심지어는 공익 근무와도 비견될 정도라 '에어공익'이라고도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공군 내에서도 특기를 정해 보직을 나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특기는 대개, 지원할 때 서류 전형에 제출한 자격들로 결정됩니다. 제가 잘 아는 친구도 이번에 공군 지원하면서, 회계 2급을 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 회계 관련 보직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 조금 복무 기간이 길지만, 그만큼 휴가를 자주 나오는 것으로 유명한 공군입니다. 이것마저도 줄인다고 이미 기사가 나오긴 했는데, 그래도 육군에 비해서 압도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애초에 워라밸도 좋고 말이죠. 저희 형이 공군 복무했었는데, 거진 일반인처럼 자유롭게 부대를 오갔었어요. 그 덕에 저한테는 이미 정말 좋은 군복무 자리라고 여겨오고 있습니다.
-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면접도 보고, 서류도 보는,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 메타 상 이미 거진 다들 고점에 도달했고, 그다음부터는 '나이'로 순을 매긴다고 알고 있습니다. 99점, 거의 만점 점수인데 이를 맞추고도 나이 어린 분들이 더 점수를 높이기 위해 지게차 자격증을 또 따러간다고, 이미 아는 동기들 내에서는 밈으로 유명합니다.
3. 카투사 (현역병)
- 카투사,, 정말 좋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제가 머무는 병원 실험실 선배님도 카투사 출신인데, 생활과 식사, 그리고 자유로운 외출 모두 좋았다고 하시며 정말 추천하셨습니다. 영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 만 보직이지만, 단점이 존재합니다. 경쟁률이 높은데 추첨제라는 점, 그리고 평생 한 번 지원이라는 점이 카투사에 대한 유일한 장벽입니다.
- 카투사 내에서는 미국 군인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같이 대화도 나눠보고, 운동도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영어 실력도 기르고, 미국인과 지낼 수 있다는 경험이 분명 나라를 뜰 생각이 있는 분들께도 매우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도 너무 가고 싶지만, 이미 거의 포기상태에 있는 보직입니다..
4. 기술행정병 (현역병)
- 결국 여기로 다 모이게 되어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군생활이 편해지기 위해 청년들은 이 기행병 리스트를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 다양해서 여기에 서술하긴 어렵습니다. 저 역시도 기행병 중 괜찮겠다고 생각하는 보직을 이미 결정해 둔 상태입니다.
5.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의무사관서약, 3년 2개월)
- 의사 면허를 딴 새내기 의사는 로컬로 나갈지, 대학병원에 남아 수련을 이어갈지 선택합니다. 이때, 인턴을 선택한 분들은 병원에서 의무사관서약을 강제로 작성하며, 수련 후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복무할 것을 약속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개인의 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점에 문제가 생기고 있죠. 이에 관련해선 최근 박단 의협 부회장이 의견을 낸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 MEDI:GATE NEWS 박단 군미필 전공의 문제, 법적 대응 준비 중)
- 그와 별개로, 이 두 보직은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일단 계급사회인 군대 내에서 장교 신분으로 복무하는 것이며, 로딩도 대체적으로 여유로운 편입니다. 괜히 이 시기가 의료계 사람들에게 쉼의 시간이라고 불려 온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의정갈등으로 많은 군의관, 공보의 선생님들이 동원되었다는 얘기가 들려왔고, 지원하는 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거라 로딩이 느는 것은 시간문제죠.
- 그런데도 페이는 전공의보다 덜한 수준이니, 이 복무를 요즘 의대생들이 원치 않을 법합니다. 경력으로도 인정이 되질 않는 이 지루한 3년의 복무 대신, 현역병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히 합리적이죠. 저 역시도 공보의 복무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할 의향이 없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공보의는 그냥,, 제가 하고 싶기도 합니다. 농촌 들어가서 생활하는 걸 좋아해서)
6. 전문연구요원 (석사 요구, 4년)
- 이 방법은 정말 극소수의 사람만이 선택하는 경로입니다. 군의관보다 더 긴 4년의 복무기간을 오로지 연구하고 논문 쓰며 지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석사 학위가 있는 사람만이 지원이 가능하며, 4년 동안 박사? 학위를 따면서 연구를 엄청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고 자격이 되는 MD 분들은 거의 다 되신다고 보면 됩니다. (정말 지원자가 없기 때문)
- 제 담당 교수님도 이 경로는 권유하시는데,, 저는 일단 4년동안 실험실에서 쥐들 보고 있으면 좀 많이 힘들 것 같아서 보류 중입니다. 진짜 연구를 좋아하고 공부에 미쳐있는 분들이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 적고 나니 찾아놓은 것들이 정말 많네요.
군복무라는 게 참 사람의 심리를 건드는 부분도 많아서 민감한 사안이라고 여깁니다.
꿀도 꿀이지만, 저는 저 2년 가까이 되는 시간 안에 뭐라도 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냥 책 한 권도 읽지 못하고 그렇게 머리가 굳는 삶은 정말 원치 않거든요. 그러려면 조금이라도 개인 시간이 있을 수 있는, 자유도가 있는 복무를 찾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지 않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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